2022 엘르 코리아 (ELLE KOREA) 10월호 with 루이비통 (LOUIS VUITTON) 세븐틴 민규

 

MY SWAGGER

 

"저는 그렇게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 아니에요." 하지만 카메라를 응시하는

민규의 눈빛과 동작만은 또렷했다. 세븐틴 민규의 멋.

 

오늘 커버 촬영장에 오기 전에 세븐틴 멤버들이 직접 화보 촬영을 한 <고잉 세븐틴> 영상을 다시 봤어요. 민규는 사진가이자 에디터 역할을 맡았죠

민규 아니 그걸 왜 다시 보셨죠(웃음)? 화보 촬영이 쉽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새롭고 도전적인 시도가 많았는데도 오늘 촬영에 과감하게 임했죠. 열려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민규 원래 화보 촬영을 즐기는 편이에요. 한 달간 미주 투어를 다녀온 뒤 한국에서 하는 첫 스케줄이라 좀 낯설긴 했지만요. 이너 웨어로 흰색 팬츠를 입고 그 위에 레이어드 한 것이나 새로운 형태의 모자를 쓰는 것도, 헤어스타일도, 도전이었지만 재미있었어요. 화려한 플라워 패턴의 데님 세트업과 코트도 좋았습니다.

 

지난해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에서 열렸던 <앤디를 찾아서> 전시를 관람했다는 목격담도 들었습니다

민규 버논이를 만난 날이었어요. 함께 밥 먹고 가까운 곳에서 하는 전시를 찾아갔죠. 여러 전시에 가봤지만 대부분 작품들을 멋대로 해석하고 받아들이곤 했는데 당시 큐레이터께서 세세하게 설명해 줘서 더욱 기억에 남아요. 얼마 전 뉴욕 모마(MOMA)에서 앤디 워홀 작품을 봤는데 또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예술 감각이 좋은 멤버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사진이나 영상도 찍고요. 체계적으로 배운 경험도 있나요

민규 2019년 ‘Ode to you’ 월드 투어 동안 틈틈이 촬영해서 저희 곡 ‘Snap Shoot’ 뮤직비디오를 직접 만들었는데요. 당시 투어 다큐멘터리 <힛더로드>를 위해 동행했던 감독님들께 직접 배우면서 작업했어요. 하루 일과를 마치면 감독님들이 다큐멘터리 영상 샘플을 가지고 편집하는 모습을 보고 배웠죠. 어떤 앵글이 사용되는지 감도 잡고요. 매일 밤 호텔 룸에 맥주 두 캔을 들고 앉아 편집하고 공부했던 것 같아요.

 

이번 투어에서는 마룬 파이브의 ‘Sunday morning’을 부르는 조슈아의 모습을 촬영한 것 같던데

민규 오클랜드에서 조슈아 형이랑 바에 갔는데 누가 기타를 치고 있더라고요. 형에게 아직도 기타 치며 ‘Sunday morning’ 부를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기억한대요. 그래서 제가 형이 노래하도록 현장 분위기를 만들었죠, 하지만 뮤직비디오를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지난 투어 때 어떻게 카메라를 종일 들고 다니며 영상을 찍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말이 안 돼요(웃음).

 

올해는 ‘Be the Sun’ 투어 일정으로 가득합니다. 앞서 말했듯 한 달간 북미 12개 도시를 도는 대장정을 마치고 막 돌아왔고요. 아직 여운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민규 예전에는 놀이동산에 처음 놀러 간 아이처럼 현지 문화를 즐기는 데 여념 없었다면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느끼려 했던 것 같아요. 공연은 최고였죠. 3년 전 투어에 비해 현지 관객분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지난 7월에 발매한 4집 리패키지 앨범 <Sector17> 첫 곡은 ‘돌고 돌아’입니다. 곡 자체는 마지막 트랙에 어울릴 것 같은 멜로디와 가사이기도 한데요. 얼마 전 딩고 뮤직 채널에 올라온 세븐틴의 ‘이슬 라이브’ 영상을 보니 이 곡에 대한 멤버들의 애정이 각별한 것 같아요

민규 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던 ‘HOT’ 활동 때 이 곡을 처음 들었어요. 처음 듣는 순간부터 멤버들과 함께 보낸 추억이나 삶에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던 곡이에요. 저희도 힘든 일이 분명 있고 여러 상황에 놓여 있었으니까요. 곡을 만든 우지 형은 술을 절대 안 마시는 멤버인데 ‘이슬 라이브’ 촬영 때는 한잔했어요. 그런 모습까지 진솔하게 느껴져서 멤버들이 노래 부르다 모두 울컥했죠. 팬들과 공연장에서 코러스 부분을 다 같이 부를 상상을 하면 심장이 뜨거워져요.

 

팬들은 만날 수 없었지만 팬데믹 동안 자체 콘텐츠 <고잉 세븐틴>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원래 팬덤명인 ‘캐럿’에서 파생해 ‘큐빅’이라 부르죠. 세븐틴에게도 재미있는 현상일 것 같아요

민규 저희 팀에 좋은 감정을 가진 분들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감사한 일이죠. 이왕 큐빅이 된 것, 캐럿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그 표현은 덜 사용하려고 합니다. 모두를 ‘캐럿’으로 부르고 싶어요!

 

올해 초 한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게 의외였습니다. 낙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민규 만족스럽지 않다는 표현이 언뜻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오히려 긍정적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느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항상 조금 더 원하고, 내가 뭔가를 더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무대 위 민규를 담은 직캠을 떠올리면 2019년 8월 서머소닉 무대에서 보여준 ‘Call Call Call’ 영상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조회 수 330만 뷰를 훌쩍 넘었잖아요. 개인적인 기억은 어떤가요

민규 무더위 속에서 영상을 찍어준 분에게 정말 감사하죠. 지금까지 했던 무대 중에서 가장 ‘뜨거운’ 무대였어요. 너무 더워서 노래가 느리게 들릴 정도였죠. 박자가 느리게 들리니까 춤은 또 쉽게 느껴지는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무대를 마치고 물어보니 멤버들도 똑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무대에 오르기 전에 헤어 스타일리스트 선생님이 땀이 엄청 날 것 같으니 머리에 제품을 바르지 말고 올라가자고 했던 것도 기억납니다(웃음).

 

데뷔 7년 차였던 지난해 7월, 13명이나 되는 멤버 모두 조기 재계약에 동의했어요. 세븐틴이라는 이름으로 힘껏 달리기로 결심한 셈이죠. 아직 보여주지 못한 내 모습이 있다면

민규 해보고 싶은 건 정말 많아요. 다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요. 오히려 제 목표는 꾸준히 지금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예요. 세븐틴으로서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이를 유지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세븐틴 멤버들의 가감 없이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건 토크쇼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 촬영이었을 것 같은데요. 당시 멤버들이 재계약 일등공신으로 민규 씨를 꼽았습니다. 예상했나요

민규 그럴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서 일찌감치 민망해하고 있었어요(웃음). 사실 성격 차이라고 생각해요. 나서서 할 말을 하는 게 나쁜 게 아닌 것처럼 터놓고 이야기하는 걸 어려워하는 것도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다만 해야 되는 일이라면, 감정적으로 부딪히더라도 그때그때 이야기를 나눠야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추진했죠. 이왕이면 현실적인 것도 똑똑하게 생각하고 싶었어요. 세븐틴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이런 부분을 회사에 어떻게 이야기할까 고민했어요. 무언가 요구할 수 있는 힘은 정보에서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저 혼자 노력한 것은 아니고, 다들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린 것이지만 그래도 팀을 위한 제 노력을 알아줬다는 점에서는 고맙죠.

 

97년 생으로 팀의 막내 라인임에도 데뷔 초부터 요리나 청소를 도맡는 ‘살림꾼’ 이미지가 있어요. 멤버들에 대한 애정 표현도 곧잘 하고요. 다른 사람을 챙기는 건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는데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인가요

민규 아뇨. 전 그렇게 여유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다만 결과적으로 이타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 챙기느라 내 걸 못 챙기는 스타일도 아니거든요.

 

그럼 자신감은 있는 사람일까요. 혹은 자신만만해 보이고 싶은 쪽일지

민규 보기보다 그렇게 자신감이 넘치지도, 자존감이 높지도 않아요. 생각이 많은 것일 수도 있어요. 예전에는 단순했어요. 누가 저 보고 좋은 사람이라면 ‘잘 살고 있구나’ 하고 받아들였다면 요즘은 ‘내가 진짜 좋은 사람인가? 엄마한테 전화도 안 했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이전에는 이런 착한 일을 했으니까 좋은 사람, 사진 잘 나왔다니까 화보 잘 찍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좀 더 세부적으로 생각하게 돼요. 이렇게 복잡한 생각을 인식하는 순간 스트레스가 생기긴 해요. 그래도 또 금방 잊는 편이라 다행이죠.

 

지난해 원우와 발표한 ‘Bittersweet’는 힙합 팀 두 사람의 보컬을 많이 들을 수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세븐틴의 여러 멤버가 올라운더이다 보니 힙합 팀과 보컬 팀, 퍼포먼스 팀의 경계가 흐려지는 느낌도 들어요

민규 실력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끼리 그동안 쌓아온 분위기나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다른 K팝 아티스트의 모든 안무와 노래를 완벽하게 습득한다고 해서 그 팀의 멤버가 될 수 없는 것처럼요. 저희끼리도 마찬가지예요. 힙합 팀 네 사람이 진지하게 키와 톤을 맞추고 조절하면 보컬 팀의 곡을 제법 멋지게 커버할 수 있겠지만 원래 느낌은 절대 낼 수 없을 거예요. 유닛끼리 곡을 바꿔 부르는 무대가 이벤트적인 건 그 때문이죠.

 

힙합 팀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싶은 욕심도 있나요

민규 보컬 팀과 퍼포먼스 팀, 힙합 팀 유닛이 8년 가까운 시간 동안 구축한 것이 명확하기 때문에 지금처럼만 하면 정체성은 나날이 또렷해질 거라고 봐요. ‘Trauma’(2017) ‘What’s good’(2018) ‘Gam3 bo1’(2021) 등. 앨범 때마다 나오는 힙합 팀의 곡들이 요즘 트렌드를 반영하거나 앞서가려고 노력하는 우리 모습이 묻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최근 앨범의 곡이 가장 마음에 들고 그게 지금 힙합 팀의 정체성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세븐틴으로서 만들어가고 있는 여러 성과나 수식어, 순위나 판매량, SNS팔로어 수 같은 지표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민규 세븐틴이 잘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실감할 수 있는 것은 공연장이죠. 공항에 갔을 때, 이벤트 줄을 보거나, 길에서 누군가 저를 알아볼 때도요. 우리 팀이 진짜 궤도에 올랐다고 느낀 것도 비교적 최근이에요. 이정재 배우를 비롯해 정말 많은 분들이 참석했던 2021년 ‘Asia Artist Awards’에서 저희 무대가 마지막 순서였거든요. 관객 없는 행사다 보니 직접 공연하는 게 아니라 사전녹화한 무대를 보였음에도 많은 후배 가수들이 박수를 보내주시더라고요.

 

2015년 데뷔한 세븐틴은 3세대를 대표하는 팀 중 하나니까요. 눈에 띄는 후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민규 특정 팀을 뽑을 수는 없어요. 다만 1년 반 넘게 <인기가요> MC를 할 때 정말 많은 팀을 봤는데 그런 차이는 느꼈어요. 신인 때는 다음 활동 때까지 간격이 짧거든요. 그런데도 몇 달 단위로 새로 나올 때마다 이전 활동과 에너지, 무대 위의 제스처가 확 달라지는 게 보이는 팀이 있었어요. 지금 멋지게 활동하고 있는 더보이즈나 스트레이키즈가 그런 팀이었죠. 성장이 보이는 팀들이 잘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물론 세븐틴도 더 나아가야 합니다! 아직은 뒤를 볼 때가 아니에요(웃음).

 

틈틈이 직접 집을 짓고 싶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유는

민규 세븐틴을 통해 경험하는 것이 늘어나면서 제 로망과 낭만이 현실이 되는 걸 지켜보고 있어요. 어린 시절 막연했던 꿈이 실현되는 걸 보면서 덩달아 꿈꿀 수 있는 게 많아졌어요. 집 짓기도 그런 꿈 중 하나인데요. 완성된 집을 사면 그 순간부터 좋은 집에 살 뿐이지만 직접 제가 지으면 이 집이 생기는 과정과 역사까지 알 수 있잖아요. 정말 재미있고 뿌듯할 것 같아요. 넓은 마당과 수영장은 꼭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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