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IZE& Vol.15 아이즈 매거진 8월호

 

첫 번째 앨범 활동을 끝내고 나름 방학 혹은 휴가 기간인 셈인데, 다 같이 놀러간 적은 없는 건가.

민규 엊그제는 공개방송 때문에 전라북도 완주 쪽에 다녀왔는데 계곡이 너무 좋았다.

 

각자 특별히 애착이 가는 가사도 있을까.

민규 내 경우엔 누구의 랩 파트가 딱 좋았다기보다, ‘Shining Diamond’에서 가장 와 닿는 부분이 있었다. “흙 속에 묻혀 있던 날 위로 끌어올려 / 이젠 빛을 낼 시간이야” 이거. 연습생 기간 동안 우리는 지하에 있었거든. (웃음) 가사 하나하나가 다 공감 가고, 세상 사람들한테 우리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그대로였다.

 

가사처럼 재능에 대해서 의심하는 시선들도 많았을 테고, 데뷔 역시 자꾸 미뤄지지 않았나. 그 상황에서 긴 연습생 생활을 어떻게 버텼나.

민규 사실 연습을 하면 할수록 내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는 게 아니라, 부족한 모습만 점점 더 많이 보였다. 그래서 데뷔가 기다려지는 게 아니라 이 부분을 채우자, 저 부분을 채우자, 하면서 그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버논 민규 형 말에 약간 덧붙이자면, 연습생이 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가수가 된다는 게 딱히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알면 알수록 더 많은 것들이 보이고 들리다 보니까 내가 정말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다.

민규 그 점에서 데뷔 전에 공연을 해봤다는 건 중요한 경험이었다. 만약 데뷔 무대가 첫 공개무대였다면, 나는 그만큼의 실력 발휘도 할 수 없었을 거다. 연습실에서 했던 유스트림 방송도 본 사람이 그리 많진 않았지만 카메라에 익숙해지는 데는 큰 도움이 됐다.

 

데뷔 무대를 치르고 난 후엔 기분이 어떻던가.

에스쿱스 아무도 울진 않았다. 끝나자마자 모니터링을 하기 바빴고, 다음 무대 생각을 하느라 정신이 없기도 했고. 

버논 데뷔 때보다는 그 직전에 MBC MUSIC [세븐틴 프로젝트 – 데뷔 대작전]에서 미션 무대를 할 때 멤버들이 많이 울었다. 관객을 천 명 모아야 했는데 객석을 봐도 사람이 다 찬 건지 안 찬 건지 모르겠고, 스태프분들도 “아 어떡하냐?” 하면서 실패한 것처럼 연기를 하셨던 거다. 대표님도 우리한테서 뺏었던 반지를 돌려주시지 않을 것처럼 말씀하셨는데, 뒤돌아보니 부모님들이 커튼 뒤에 서 계시더라. 그때 다들 눈물을 쏟았다.

에스쿱스 원우랑 버논, 나는 안 울었다. 민규는 오열했고. 

민규 정말 신기한 게, 나는 눈물이 많이 없는 편이다. 감동받거나 짜증나는 일이 있어도 울음이 터지진 않는데 이상하게 그날은 안 참아지더라.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버논 어, 지금도 울먹거리는 것 같은데? 

민규 (표정 관리를 하며) 아닌데?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고 지금은 앨범 활동이 종료됐는데도 팬들이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다.

민규 나는 리허설을 할 때, 스탠딩 구역 쪽에 계신 분들은 우리 팬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길래 ‘아, 다음 차례에 사전녹화 하는 팀의 팬분들이구나’ 싶었는데 나중에 매니저 누나가 다 우리 팬이었다고 말하더라.

 

무대에 서기 전에는 다 같이 기합도 넣나.

민규 내 생각에는 열세 명이 있어서 그런 기합이 가능한 것 같기도 하다. 멤버가 딱 세 명인데 한 명이 선창을 하고 따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나는 못 하지 싶다. 열세 명이기 때문에 당당하게 다 같이 파이팅을 외치고 에너지도 더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멤버가 워낙 많아서 활동 중에는 무대 말고도 재미있는 일이 많을 것 같은데.

민규 이쪽에서 얘기를 하고 나면 끝나는 게 아니라, 저쪽에 가서 얘기를 하면 또 새로운 게 나온다. 멤버가 많으니까 대화를 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은 거다. 그러다 보면 이야기가 자꾸 산으로 가는데 그게 또 재밌다.

에스쿱스 이럴 때는 리더지만 나 역시 제어가 안 된다. 그래서 매니저 형이 항상 우리를 자제시키는 편이다. 같이 대기실을 쓰는 다른 팀한테 폐가 될 수 있으니까.

민규 눈치가 보여서 조용히 하려고 했는데, 살짝 고개를 돌려봤더니 그분들도 같이 웃고 계셔서 약간 안심했다. 

 

그때 연마한 개인기는 뭔가.

민규 내 경우엔 개인기를 하라면 할 수는 있는데, 방송에서 한 번 했다가 내 이미지랑 맞지 않는다고 회사에서 금지를 시키셨다. 최민수 선배님 성대모사였는데 멤버들이나 다른 스태프 분들이 “별로 안 비슷해도 네가 이걸 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다”라면서 자신 있게 해보라고 권해주시는 거다. 그렇게 라디오에서 SBS “[모래시계]의 최민수 씨입니다”하고 개인기를 보여드리게 됐다. 스튜디오 창 바깥쪽에 팬분들이 계셨는데 너무 부끄러워서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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